해외송금을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해외송금이 얼마나 불편한지 알고 있을 것이다. 필자도 한때 해외에서 유학을 하고 있었는데, 생활비가 떨어져 갈 때쯤이면 한국에 있는 가족으로부터 해외송금을 통해 돈을 받았어야 했다. 보통 3일 정도 걸렸지만 어쩌다 늦을 때는 일주일까지 걸렸던 기억이 난다.
국내 송금 서비스는 토스 혹은 카카오페이와 같은 간편한 서비스들이 많이 나오게 되면서 송금이 갈수록 쉽고 빨라지고 있지만, 해외송금의 장벽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인터넷 뱅킹을 통한 해외송금 역시 여전히 높은 수수료와 번거로운 준비 과정이 요구된다. 해외송금은 왜 높은 수수료와 번거로운 준비 과정이 필요한 것일까?
한 국가의 은행에서 다른 국가의 은행까지 돈을 보내는 데에 걸쳐야 하는 과정이 많기 때문이다. 환율을 포함하여 국가마다 금융에 대한 법률과 운영 시스템이 다르다 보니 송금 과정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존 은행들이 사용하고 있는 송금 네트워크는 스위프트(SWIFT)로서 송금하는 은행, 중앙청산소, 송금을 중개하는 은행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송금이 확인되고 처리된다.
스위프트는 1970년대에 개발되었는데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은행기관이 사용하고 있다. 스위프트를 통한 송금은 최소 2~3일이 소모되며, 수수료도 5~6%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금액이 커질수록 수수료도 비싸지는 형태라 부담이 안 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새로운 기술로밖에 해결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기술이 현재 이미 개발되어 있는 상태이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사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장 유용하게 쓰여질 수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는 이러한 해외송금 서비스 분야이다. 이미 해외 금융기관들 사이에서는 송금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기 위한 여러 시도들이 진행 중에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그런 시도가 존재한다.
기러기 아빠와 같이 해외송금을 자주 하는 이들에게 매우 유용한 서비스인 '크로스(CROSS)'가 바로 그것이다. 크로스는 국내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한 곳인 코인원의 자회사인 코인원트랜스퍼에서 개발한 해외송금 특화 서비스이다. 2018년 12월에 서비스를 런칭한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직까지 사업을 잘 이어오고 있는 모양이다.
기존에는 동남아 국가들을 위주로만 사업을 하다가 최근에는 서비스 대상 국가를 캐나다, 미국 그리고 호주까지 총 15개 국가 및 지역으로 확장했다. 크로스의 해외 송금 시간은 단 5분밖에 걸리지 않으며, 최대 수수료율은 1%대라고 한다.
"어떻게 시간과 비용을 이렇게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을까?"
크로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 시스템인 '엑스커런트(xCurrent)'를 사용한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여 송금 과정 중간 중간에 껴있는 수많은 이해관계자를 줄일 수 있었다. 송금자가 해외송금 버튼을 누르는 순간 해외 은행, 코인원, 엑스커런트가 서로 간의 정보를 확인하고 정보가 일치하면 송금이 이뤄지는 구조이다. 중간 과정이 매우 압축되니 수수료와 소요 시간이 줄어든다.
코인원트랜스퍼와 협약을 맺은 은행들은 블록체인 기반의 엑스커런트 시스템을 활용하여 각 국가의 은행들과 별도의 협약을 하지 않더라도 크로스를 통해 서로 간의 간편하고 저렴한 송금이 가능해진다.
크로스 서비스를 운영 중인 코인원트랜스퍼의 모회사인 코인원은 암호화폐 거래소이지만, 크로스는 아직 암호화폐 송금을 지원하고 있지는 않다. 국내 금융당국이 암호화폐의 해외송금 금지 가이드라인을 내려 관련 사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련 규제들을 완화할 경우 언제든 암호화폐 송금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록체인 열풍 이후로 블록체인을 사용해서 사람들의 편의를 향상시킨 프로젝트는 거의 없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그냥 돈 놓고 돈 먹기 놀이일 뿐이었다. 암호화폐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일반 사람들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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